크리스털 팰리스 FC의 창단 역사
크리스털 팰리스는 1851년 세계 최초로 개최된 제1회 만국박람회를 위해 벽돌 없이 유리와 철을 기반으로 지어진 건물을 짓기 위해 일했던 노동자들이 1905년 축구단을 창단하며 시작되었습니다. 유리로 지어져 수정궁(크리스털 팰리스)이라고 불린 건물 이름을 따서 크리스털 팰리스 FC(이하 팰리스)라는 팀 이름이 만들어졌고, 팀 애칭 또한 유리 세공 일을 하던 노동자들에서 착안해 유리 세공사(Glaziers)로 불립니다. 실제 수정궁은 지금은 화재로 소실되어 존재하지 않지만 팰리스의 엠블럼은 여전히 그 당시 수정궁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수정궁과 함께 팰리스의 엠블럼에는 독수리가 상징적인 심벌로 들어가 있는데, 독수리는 1973년부터 엠블럼에 사용되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팰리스의 서포터들은 독수리들(Eagles)이라는 애칭도 가지고 있습니다.
팰리스는 창단 직후 잉글랜드 축구 협회에 풋볼 리그 가입 신청을 했으나 거절당하면서, 당시 풋볼 리그와 경쟁 관계에 있던 서던 리그의 2부에서 프로 축구를 시작했습니다. 첫 시즌에 바로 2부 리그를 우승하며 1부 리그로 승격했고, 1920년에 서던 리그 1부 참가팀들이 대거 풋볼 리그 3부 리그로 편입될 때 팰리스도 비로소 풋볼 리그에 참가하게 됩니다. 이후 계속해서 2부와 3부 리그를 전전했고 잠시 1부 리그 승격도 있었지만 또 다시 2, 3부 리그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1989년에 1부 리그로 다시 승격에 성공했는데 이는 8년 만의 1부 리그 복귀였습니다. 승격 후 1989-90 시즌 리그 순위는 15위에 그쳤지만, FA컵 결승에 오르며 두각을 보였습니다.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접전을 벌이며 3-3으로 비기고 재경기까지 치렀지만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상승세를 탄 팰리스는 1990-91 시즌 팀 역사상 최고 성적인 1부 리그 3위를 기록했고 이때가 팰리스의 가장 화려한 순간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래 지속된 승격 싸움
팰리스는 1990-91 시즌 리그 3위라는 엄청난 성적을 만들어냈지만 1991년에 팀의 주요 멤버였던 이안 라이트가 이적을 하면서 계속해서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프리미어 리그 첫 시즌이었던 1992-93 시즌에는 득실차로 밀려 강등을 당했고, 다음 해에 2부 리그에서 우승을 하며 프리미어 리그로 다시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1994-95 시즌부터 프리미어 리그 참가 팀이 22개에서 20개로 줄어들면서 4개의 팀이 강등을 당했고, 팰리스는 19위를 기록하며 다시 한번 강등의 아픔을 겪습니다. 이후에도 승격과 강등을 반복했고 2천 년 대에 들어 프리미어 리그의 강등권 싸움이 더욱 치열해지며 팰리스도 안정적으로 1부 리그에 안착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2012-13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임대를 온 윌프리드 자하 선수가 예상치 못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며 2013년에 프리미어 리그로 복귀했고, 팰리스는 그 이후 지금까지 쭉 1부 리그에 잔류하며 드디어 안정적인 1부 리그 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의 크리스털 팰리스
팰리스는 우리나라의 이청용 선수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활약하여 굉장히 익숙한 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워낙 실력 좋은 팀이 많은 잉글랜드 축구에서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10년 넘게 프리미어 리그에서 생존하며 중위권 팀으로 굳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2023-24 시즌도 현시점 14위를 기록하고 있고, 경기 수가 많이 남지 않은 만큼 안정적으로 1부 리그에 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 오랫동안 팰리스를 지휘했던 로이 호지슨 감독이 경질되며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이 새롭게 부임했습니다. 중위권을 넘어 상위권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팰리스의 의지가 돋보이는 선택으로 보이는데, 앞으로 새로운 감독 체제에서 더욱 좋은 실력을 보여주며 강팀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기를 응원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