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창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이하 도르트문트)는 1909년 12월 성당을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던 한 지역 클럽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젊은이들에 의해 창단되었습니다. 최초에는 '구기 클럽 보루시아 09 도르트문트'라는 이름으로 창단되어 명문 클럽으로의 도약을 꿈꾸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지역 리그에서부터 이름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한 단계씩 성장하고자 합니다. 지역 청년들에 의해 창단된 클럽이다 보니 재정난에 허덕이기도 했으나,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거의 구단 운영을 중지해야 할 정도의 위기를 극복하게 됩니다. 위기에서 벗어난 도르트문트는 진정한 명문 클럽으로의 도약을 위해 노력했으나 독일의 여느 축구 클럽들과 같이 1930년대 독일 및 유럽 전역을 뒤흔든 나치즘에 의해 또 한 번 큰 어려움을 맞이합니다. 나치즘을 수용하지 않고 반발하며 클럽 경영진이 송두리째 바뀌었고, 클럽 내에서 나치즘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색출하는 작업도 계속되어 색출된 사람은 공개 처형을 당하는 등 시대적 상황에 의해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냅니다.
나치즘에 의해 수십 년의 암흑기를 거치게 된 도르트문트는 이를 발판 삼아 더욱 강력한 팀으로 성장하게 되는데, 1940년대 말부터 본격적인 상승세가 시작됩니다. 당시 도르트문트는 주변에 있는 두 개의 클럽과 아주 가까운 상생 관계에 있었는데, 이 세 팀의 인재들이 모여 하나의 팀으로 재창단하는 과정을 겪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전체적인 팀 전력이 강화되고 전국 리그에 참가하기도 손색없는 전력을 가지게 됩니다. 도르트문트는 당시 베스트팔렌 지역 최강의 팀인 샬케 04와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 되었고, '레비어 더비'라 불리는 독일 내 최고의 더비 매치가 생겨난 것도 바로 이 시기입니다. 1948-49 시즌에는 도르트문트가 베스트팔렌 지역을 대표해 전국 챔피언십에 출전했고 이때 결승까지 올라가는 엄청난 활약을 하며 본격적으로 독일 전역에 이름을 알리게 됩니다. 이후 계속해서 베스트팔렌 지역뿐 아니라 독일 전역에 존재감을 드러낸 도르트문트는 1955-56 시즌에는 창단 처음으로 독일 챔피언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1963-64 시즌에는 유러피언 컵위너스컵 우승컵까지 들어 올리며 독일 클럽 중 최초로 유럽 대항전에서 우승컵을 거머쥡니다.
몰락과 함께 찾아온 암흑기
분데스리가가 출범한 이후 도르트문트는 전국의 강호들과 호각을 다투며 강팀으로서 자리매김합니다. 하지만 유럽 대항전 우승, 그리고 자국 리그에서의 선전 등으로 막대한 인기와 함께 자금을 얻어 더 큰 성공을 갈망하던 클럽 경영진들에 의해 위기를 맞게 됩니다. 경영진들은 무작위로 선수들을 영입하고 쓸데없는 지출을 일삼으며 순식간에 구단 재정이 악화되었습니다. 재정난으로 인해 자금이 바닥나 주축 선수들은 팀을 떠났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팀의 성적은 하락세를 타게 됩니다. 1971-72 시즌에는 2부 리그로 강등까지 당했고, 이후에도 중위권 순위를 겨우 유지할 정도로 암흑기를 겪습니다. 도르트문트가 분위기의 전환을 맞이하게 된 건 1974년 서독에서 월드컵을 개최한 시점이었습니다. 도르트문트가 월드컵 개최 도시로 선정되어 새로운 구장인 베스트팔렌 슈타디온을 신축하게 되었고, 새로운 홈구장을 가지게 된 것이 구단과 서포터들 모두에게 재기의 발판이 되었습니다.
1988-89 시즌에는 드디어 DFB-포칼 결승에 오르며 클럽 역사상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본격적으로 날아오를 준비를 합니다. 1992-93 시즌 UEFA컵에서 준우승을 달성한 도르트문트는 독일 축구 연맹으로부터 이례적으로 큰 상금을 받게 되고, 이 자금을 기반으로 진정한 빅 클럽으로서 자리매김할 기반을 마련하였습니다. 이 시기에 유럽 축구에서 이름을 날리던 선수들을 다수 영입할 수 있었고 1994-95, 1995-96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모두 우승하며 리그 2연패를 달성, 같은 기간에 독일 슈퍼컵 우승까지 차지하여 2년 연속 더블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독일 최고의 클럽으로 급부상합니다. 그리고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클럽으로 도약한 것을 바로 1996-97 시즌에 이룩한 UEFA 챔피언스 리그 우승이었습니다.
위르겐 클롭 감독 체제와 현재
이후 도르트문트는 또 한 번의 암흑기를 맞으며 긴 침체기를 겪는 듯했으나, 2008-09시즌 부임한 위르겐 클롭 감독과 함께 재기에 성공합니다. 부임 첫해 슈퍼컵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꺾으며 우승했고, 2010-11 시즌에 9년 만에 분데스리가 우승을 거머쥐며 침체기의 종료를 알렸습니다. 이후 계속해서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쟁 구도는 지속되었고, 엎치락뒤치락하며 분데스리가를 보는 재미를 한층 올려주었습니다. 2023-24 시즌 분데스리가 순위는 현시점 4위를 차지하며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적으로 저력 있는 축구 클럽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리그를 넘어 유럽 대항전에서도 다시 한번 좋은 성적을 내 주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